(2013. 11. 24.)
룸메이트 김상훈에게
안녕 상훈아? 너의 룸메 재웅이란다.
내가 오늘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체육 수행평가로 말미암아 누구에게 운동의 가치와 그 효과를 설명하고 운동을 권했어야만 하기 때문이란다. 맥락없는 이야기일지라도 이해해 줘. 너도 누구에게 이런 편지를 썼을 것이니.
너를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너는 참 복받은 몸인 것 같아. 그렇게 과자를 처먹어대도 살도 찌지 않고 말이야. 과자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마를 수가 있니? 이렇게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한 것 같아. 아마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을 너에게 선사했겠지. 젠장, 축복받은 줄 알라고,
하지만 상훈아, 과자를 처먹고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방심해서는 절대 안 돼. 지금은 열여덟밖에 되지 않았고 돌도 씹고 다닐 나이지만 나중에 오십, 육십 쯤 되면 그 때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인생이야. 네가 오늘 먹은 그 과자, 아이스크림 때문에 나중에 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멜라닌이 들어있는 과자를 먹었다가 암에라도 걸린다면? 보험은 들어놨니?
그러니 부디 과자를 줄이고 운동을 시작하렴. 네가 빼빼 마른 몸매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만들어주는 건 아니야. 운동은 단지 살을 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지친 몸과 마음을 풀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 하는 거라고. 물론 내가 런닝머신 뛰는 거는 전자의 입장이 훨씬 강해. 하지만 후자의 효과 역시 톡톡히 거두고 있는 게 사실이야.
운동을 통해서 얻는 긍정적인 효과를 잘 모르겠다고? 과자를 먹으면서 얻는 효용이 운동할 때의 효용보다 훨씬 커 보인다고? ……. 사실 틀린 말은 아니야. 과자가 맛있긴 하거든. 그러면 과자 끊지 말고 운동도 하고 그래. 둘 다 효용이 있으니까 둘 다 하면 되잖아. 그러면 효용이 따따블 되겠네.
운동을 통해 인간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에 매우 도움이 되며, 조직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해 진다. 각종 운동 활동에서 지켜야할 룰을 지킴으로써 페어플레이 정신, 공정한 경쟁의 정신을 배우는 것은 덤이다.
- 중학교 체육, 천재교육
교과서에도 이렇게 써 있잖니? 우리 열심히 운동해보자, 상훈아.
어쩜 벌써 한 장을 다 써버렸네. 상훈아, 네 미래를 위해서 과자는 줄이고 운동을 늘려보렴. 행복이란 게 별 게 아니야. 안 좋은 거 줄이고, 좋은 거 늘리면 그만이지. 상훈아, 부디 행복해지렴.
룸메 재웅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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